새하얀 설산이 배경인 사진. 정중앙에 하림이 왼쪽을 바라본 채 서 있다. 차가운 푸른색이 주가 되는 설산과 다르게 하림이 내뿜는 분위기는 유독 따뜻하다.
대화의 말미가 다가와도 나는 하림이 가진 사랑을 감히 가늠할 수 없었다. 아쉬움이 남기도 했으나, 찰나였다. 앞으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하림의 세상을 엿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그 위를 덮어냈으니까. 이 글을 읽고 계실 여러분도 하림이 가진 사랑의 견고함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길 바라며 내가 마주한 하림의 시선을 글로 옮긴다. -승비-
Q. 모르는 사람에게 본인을 소개한다면, 어떻게 소개하시겠어요?
안녕하세요. 하림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잘 모르는 사람에게 소개할수록 더 간결하게 말하는 편이에요. 이야기하면서 서로 알아가는 걸 좋아해요. (그럼 잘 아는 사람들에게 소개한다면요?) 음… 그것도 비슷할 것 같아요. 하림이고, ENFP입니다.
Q. 말씀하신 것처럼 완전 외향인이잖아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걸 좋아한다고 하신 적도 있고요. 그 이유가 무엇이에요?
사람을 만남으로써 에너지를 얻게 돼요. 좋은 사람이 좋은 사람을 소개해준다는 믿음도 있고, 그 사람 주변에는 얼마나 많은 좋은 사람이 있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어서요. 사람을 만나는 자리는 빼지 않습니다. 저도 하루 정도는 집에서 쉬고 싶기는 한데요. 집에서 쉬는 건 육체적 피로의 해소이고, 밖에서 사람을 만나는 건 기분이나 사고의 전환이라 조금 달라요. 사람을 탐색하는 것 자체가 재미있기도 하고요.
Q. 그렇다면 하림에게 ‘좋은 사람’은 누구예요?
삘이 짜르르 와야 해요. (웃음) 오 분만 대화를 나눠도 잘 통하겠다고 느껴지는 상대가 있거든요. 상대의 가치관, 상냥함.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있는지. 이런 것들이 느껴지는 사람이요.
Q. 혹시 미워했던 사람을 다시 사랑하게 된 경험이 있나요?
처음 만난 사람도 얘기하고 같이 놀았으면 친구
, 원래 있던 사람은 더 소중한 친구
라고 여길 정도로 친구들을 정말 좋아하고, 정을 깊이 주는 타입이에요. 물론 어릴 때부터 친구들과 어긋나는 경험도 있었죠. 그럴 때는 심각할 정도로 미워하다가도 꿈을 꾸게 돼요. (어떤 꿈이요?) 친구가 미안하다며 사과하고 우리 관계가 다시 회복되는 꿈이요. 지금 돌이켜보면 그 친구를 미워하면서도 계속 사랑했던 것 같아요. (결국 사람을 미워했던 적이 없는 거네요?) 네. 사람을 크게 미워한 적이 없어요. 당시의 상황 때문에 야속하고 밉더라도 다시 관계 회복을 생각했어요.
Q. 사랑이 많은 사람인 게 느껴져요. 사랑의 원천은 어디예요?
추억? 그 사람과 같이했던 모든 것들에 대한 추억과 그리움. (웃음) (향수에 젖어 사는 타입?) 네. 얼마 전에도 중학교 졸업 이후로 보지 않았던 친구를 만났거든요. 정말 오래 연락 안 한 친구에게도 생각나면 바로 연락해요. 친구가 잘사는지 걱정도 되고, 즐거운 일이 있으면 같이 나누고 싶고요.
Q. 뻔한 질문을 참을 수가 없네요. 하림에게 사랑이란?
사랑은 어디에도 있는 것 같은데, 어디에도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친구들을 사랑하는 것도, 양이를 사랑하는 것도, 엄마와 아빠를 사랑하는 것도 다 사랑이잖아요? 그런데 사회에서 벌어지는 여러 문제들을 보면 사랑이 없는 것 같단 말이죠. 사랑이 있으면 이런 일이 덜 발생했을 것 같기도 해요.
Q. 그럼 ‘창작’ 중에서 하림이 사랑하는 건 어떤 게 있나요?
어릴 때부터 창작과 예술에 관심이 많았어요. 시간 순서대로 말하자면… 유아기 때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어요. 못 하는 편도 아니었고요. (그럼 엄청 잘한다는 건데!) 스무 살 이후에는 지점토로 인테리어 용품 만드는 걸 좋아했어요. 손으로 만드는 걸 좋아해요.
Q. 그림과 영상은 다른 결이라고 느껴져요. 하림이 영상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원래는 그림을 하고 싶었는데 집에서 안 시켜줬어요. ‘그렇다면 나는 그림 말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하다 보니 아이디어를 내는 게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등학교 때 방송부에 들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영상 쪽으로 전공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림을 그릴 수 없으니 차선으로 고른 것이었는데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림보다 콘텐츠쟁이의 삶이 더 잘 맞는 것 같아요. 이것도 예술 그 잡채니까. (웃음)
Q. 이제는 Team.MOi 이야기를 해볼까 하는데요. 어떤 계기로 Team.MOi에 들어오게 되었나요?
무니지니가 자신의 SNS에 게시글을 올린 걸 봤어요. 관심이 생기긴 했으나 고민이 들어서 자원을 하지는 않았어요. (어떤 고민이 들었는데요?) 한 번도 개인 프로젝트를 해 본 경험이 없는 것과 전공자가 아닌 것 때문에요. ‘도움이 될까?’하는 느낌이 있었어요. 그런데 무니지니가 “해!” 해서 “웅!”했습니다.
2022년 12월 28일 수요일.
‘존예보스’(=무니지니)가 ‘친구를 찾읍니다’라는 제목의 사진 두 장을 전송했다. 이어지는 메시지는 “같이 합시다”. 답으로 하림은 “넹~”을 보냈다.
Q. 망설임이 들었던 이유는 이해했어요. 반대로 해당 프로젝트에 관심이 생겼던 까닭은 뭐예요?
망설이게 되었던 이유와 같아요.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것이라서.
Q. 하림의 이야기를 쭉 들어보니, 새로움을 탐색하는 걸 즐기는 사람처럼 보여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폭넓은 관심 분야를 가지신 것 같아서요. 그렇다면 이 두 가지를 관통하는 핵심 요소가 있을까요?
재미. 다 포괄해서 맨 상단에는 재미가 있어요. (하림만의 재미의 기준이 있다면요?) 계속하고 싶은 마음인 것 같아요. 어떤 활동을 해도 지속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지, 사람을 만나도 자주 만나고 싶은 생각이 드는지요. 이게 곧 재미인 것 같아요.
Q. 이제 슬슬 인터뷰를 마무리해야 할 시간이 왔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사람들이 Team.MOi의 콘텐츠를 보면서 재미를 느낀다거나 공감하게 된다면 좋겠어요. 혹은 부정적인 생각이어도요. 문제를 인식하고 고민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게 되면 뿌듯할 것 같아요.
효비: 공기중에 사랑이 또 가득하네요
해원: 친화력이 부러워요
정옥다예: 사전에 사랑을 검색했더니 하림이 나와
하림: 사 람 조 아
승비: 하림 사랑이 다 이겨!
무니지니: 계속 같이 합시다.
(넹~)
취재 승비
글 승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