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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00 Team.MOi

Created
2023/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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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i가 들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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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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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홍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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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사람들, 모이다!

Team.MOi의 콘셉트 컬러인 주황색을 제외하면 모두 흑백 톤으로 구성된 이미지. 구겨지고 찢긴 잿빛 신문 조각 위로 콜라주 기법을 활용한 멤버들의 상반신 사진이 붙어있다. 그 아래로 “궁금한 사람들, 모이다!”가 적혀있으며, ‘모이’에는 주황색 동그라미가 덧그려져 있다. 그곳에서 삐져나온 화살표는 팀 모이 멤버들을 가리킨다.
EP00. Team.MOi는 Team.MOi(이하 팀 모이)의 출발을 알리는 손뼉 소리로 시작한다. 일정한 박자로 이어지는 박수처럼 뒤따르는 문장 또한 맞부딪친다. 사람을 쉽게 미워하는 사람, 사람을 좋아하지만 싫어하는 사람, 사람들이 서로를 너무 미워하지 않길 바라는 사람. 그러나 성향 차이는 그리 중요치 않다. 아무튼 “덜 미워하는 법이 궁금”해서 모였으므로.

쉽게 미워할 수 있는 존재들

일상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는 풍경이 화면 곳곳을 스친다. 겹치고 나뉘는 영상의 부산스러운 움직임. 그러다 문득, 열리고 닫히는 지하철 문이 분주한 도시에 제동을 건다. 채 닫히지 못하는 문 위로 기사 헤드라인이 여러 개 등장한다. 헤드라인은 도시의 모습처럼 구불거리거나 위치를 바꾸며 움직임을 멈추지 않는다.
기사 헤드라인 8개가 닫히지 않은 지하철 문 위로 부유한다. 성결교단 총회장 총출동 “나쁜 차별금지법 반대”¹, “내 가게인데 ‘노키즈존’ 내 맘대로 못 하나요?”², ‘가난은 정신병‘³, ‘난방비 폭탄’ 고시원에도…월세 인상에 주거 취약계층 영향, 살을 빼야 사랑받는다? TV가 조장하는 7가지 비만 편견, 노인을 위한 공원은 없다, 대구 이슬람사원 공사장 앞에서 ‘돼지수육 파티’ 벌인 주민들. 하단 자막에는 “다들 각자도생을 할 수밖에 없잖아요?”라고 쓰여있다.
제각기 다른 주제 사이에도 공통점은 있다. 쉽게 미워할 수 있는 사람들을 다루고 있다는 것. 잘 모르기에 오해가 켜켜이 쌓였다는 것조차 알아채기 어려운 대상들. 그러나 이들에게도 꿈과 눈물과 웃음이 있다. 팀 모이는 이들의 꿈과 눈물과 웃음이, 그들이 가진 이야기가 궁금하다.
버스 이미지 위로 저마다 다른 모양새를 가진 인물들이 차례로 등장한다. 나이, 성별, 행동, 눈길이 모두 상이하다.
정해진 노선을 따라 달리는 버스. 승객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안고 버스에 오른다. 등장 순서, 위치, 나이, 성별 등 유사점을 찾기 어렵다. 화면 위로 떠오르는 그림 속 시선마저 예사스럽게 어긋난다. 서로 얼굴을 맞댄 인물이 전무하다. 낯선 이를 셀 수 없이 만났음에도 남는 얼굴이 없다. 꼭 오늘처럼.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기에 당연한 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팀 모이는 이 마땅함에 딴지를 건다.
지금 당신 옆에 누가 있는지 생각해 본 적 있나요?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일

눈매를 따라 동그랗게 잘린 여러 개의 눈이 화면을 빽빽하게 채운다. 눈마다 생김새가 서로 다르지만, 모두 분명하게 정면을 주시한다.
팀 모이는 화면 너머의 이들을 곧장 응시한다. 이 시선은 앞선 질문들에 대한 되물음이자 스스로의 성찰이다. 다른 이들의 사연을 ‘못 본 척’하지 않았는지. ‘보려는’ 노력을 한 적은 있는지. 과연 이야기를 ‘보고’ 난 후에도 그들을 손쉽게 미워할 수 있는지.
이러한 질문을 통해 화면을 가득 메운 ‘눈’은 서로의 얼굴을 맞대는 것에 관한 은유에 불과해지며, 시각에 국한되지 않고 전 감각을 아우르는 의미로 확대된다.
주시는 확장으로 말미암아 팀 모이의 지향점과 한층 가까워진다. 보이지/들리지/맡아지지/느껴지지/기록되지 않는 것을 보는/듣는/맡는/느끼는/기록하는 일.

삶의 조각에서 상상하기

반투명한 흑백 영상들이 자막 뒤로 겹친다. 불규칙하게 화면을 떠다니는 자막은 글꼴과 기울기, 크기와 굵기 등이 모두 다르다. 좌측 상단부터, “하유 재미없다 인생, 이러면서 살어”, “그래요 저는 네 저는 그래요 풀을 돈 주고 사 먹습니다”, “근데 내가 그렇게 올바른 사람이 아니잖아 다들 아시다시피”, “그냥 그냥 살어”, “[웃음소리]”, “그래서 나는 부정은 안 해”가 띄워져 있다.
잇따르는 팀원들의 문장은 충돌하고, 연결되고, 섞이고, 분리된다. 분절된 말은 시시각각 바뀐다. 같은 목소리일지라도 다른 글꼴을 사용하여 발화자를 감춘다. 이 소거는 다분히 의도적이다. 그럼에도 이를 겪는 사람들은 문장 사이를 비집으며 흐름과 서사를 감각적으로 찾아내리라 예상한다. 이 무의식적 행위는 앞으로 팀 모이가 전할 이야기와 닮아있다.
삶의 조각을 공유하는 일. 팀 모이가 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다. 마주한 파편에서 숨어있는 사연을 상상하는 행위는 당신의 몫이다. 앞선 경험처럼 단편으로부터 상상을 시작했다면, 감각이 전이되는 것은 한순간일 터. 자연스러운 이 과정은 앞으로 당신이 누군가를 간편하게 미워하는 일을 집요하게 방해하리라.
³ 금준경, '가난은 정신병'이라는 광고에 유튜브 "매우 심각", 미디어오늘, 2022.02.25.
온수진, [살며 사랑하며] 노인을 위한 공원은 없다, 국민일보, 2023.02.22.
기획/촬영 Team.MOi
편집 무니지니
승비
그림 하림 효비 정옥다예